전기차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미국 기업 테슬라가 9분기 보고서를 공시했었다. 이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가상통화에 대한 부분이다.
테슬라가 3분기 보고서에서 밝힌 가상통화 매입 덩치는 11억달러로 약 6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문제는 테슬라의 총자산 520억달러 준비 2.4%, 연수입액 317억달러 준비 4.9%에 해당한다. 비중 자체가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6조5000억원이면 웬만한 중소기업 수십개를 합친 규모다.
테슬라는 5분기에 6억4400만달러어치 비트코인(Bitcoin)을 매각해 2억2500만달러의 차익을 거두었다. 수익률이 30%에 이른다. 또한 보유한 비트코인(Bitcoin)에서 27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2분기 동안 비트코인으로 인한 순이익은 6억200만달러, 우리 비용 1190억원이다. 이 5억600만달러는 회사의 5분기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하였다.
전기자가용를 생산해 판매하는 일이 주업이고 비트코인(Bitcoin) 투자는 일종의 부업인데 어떤 방식으로 비트코인(Bitcoin)에서 발생된 손익을 영업외 수익이 아닌 영업이익에 적용했을까? 이 문제는 테슬라가 가상화폐으로 승용차 결제를 가능케 한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빗썸매입 영업활동에 가상통화가 결제수단으로 쓰이기 덕분에 관련 손익을 영업이익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기가 막힌 전략이 아닐 수 없다. 테슬라는 3분기 영업이익 3억98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탄소배출권 판매로 인한 수익 1억1300만달러와 비트코인에서 발생한 순이익 8억300만달러가 없었다면 적자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업체는 1분기 말 오늘날 13억4000만달러의 알트코인을 보유했다고 공시했었다. 공정가치는 무려 28억6000만달러나 되지만 금융자산이 아닌 디지털자산으로 정리했기 덕분에 취득원가 기준으로 재무제표에 적용했다. 결국 테슬라는 가상화폐으로 16억8000만달러의 평가이익이 생성된 셈이다. 수익률이 무려 84%에 이른다. 우리 금액으로 환산하면 5조8000억원가량 된다. 이 금액은 테슬라 ‘모델 Y를 2만8100대 이상 팔아야 벌 수 있다. 테슬라의 5분기 전체 판매량 15만4879대의 20%에 해당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부분 매일 가상통화와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물론 더 큰 사진을 그리고 위대한 꿈을 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말 한마디에 출렁이는 가상화폐 시세를 보고 있노라면 그저 선한 눈으로 바라보기는 지겨울 것 같다.
테슬라의 3분기 회계기간이 끝나는 6월33일 비트코인(Bitcoin)의 시세는 4개당 8만8000달러대였으나 두 달이 지난 지금은 8만달러 이상 떨어졌다. 이에 맞게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Bitcoin)의 가치도 5조원 가까이 증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은 취득원가 준비 이익구간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더 떨어지면 손실이 생겨 영업이익을 감소시킬 것이다.
가상통화가 미래의 중대한 결제수단이 될지, 그저 디지털 튤립으로 끝나버릴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이다.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길에서는 과속하지 말거나 돌아가야 한다. 삼성전자가 여유자금을 무려 130조원 이상이나 보유하고 있지만 예금과 적금 등에만 예치하는 이유도 그럴 것이다.